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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 리그 오브 레전드의 146번째 챔피언 11월10일 출시

by SimpleWorld StoryFeed 2019. 11. 11.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146번째 신규 챔피언 ‘세나(Senna)’와 ‘True Damage’ 스킨을 공개했습니다.

세나 리그 오브 레전드의 146번째 챔피언 11월10일 출시 세나(Senna)

 

‘True Damage’ 스킨

 

능력치

세나 능력치

 

세나 한국어 대사

 

세나 배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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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가 빛의 감시자가 되기까지, 그 여정의 맨 처음은 어둠에서 시작되었다. 검은 안개에서부터…

세나가 검은 안개를 처음 마주한 것은 어릴 때였다. 먼 곳에서 일어난 해로윙 때문에 난파한 배가 세나의 고향 섬 해안가로 밀려온 것이었다. 잔해 속에 있던 검은 안개가 생명체와 접촉하자 꿈틀꿈틀 일어났고, 뒤이어 망령들이 쏟아져나왔다. 세나와 섬 주민들은 근처에 있던 어느 빛의 감시자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공격 이후 검은 안개는 기이하게도 세나를 따라다니게 되었다.

세나는 검은 안개라는 저주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검은 안개의 공포는 끊임없이 세나를 뒤쫓았고, 어둠은 마치 살아 있는 불꽃에 이끌리는 죽어가는 나방처럼 그녀를 따라다녔다. 어둠이 언제 자신을 습격할지, 세나는 결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둠이 자신을 습격하지 않을 때는 오히려 더 끔찍했다. 그림자가 눈에 보일 때마다 그 속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세나를 구해준 빛의 감시자는 유리아스라는 이름의, 오랫동안 파수꾼 일을 해온 무뚝뚝한 남자였다. 유리아스 역시 왜 검은 안개가 혼자 지내던 소녀를 따라다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세나가 살아남을 것이며, 그러려면 안개와 싸우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나는 유리아스를 따라 빛의 감시자가 되었다. 빛의 감시단은 검은 안개의 근원지인 축복의 빛 군도까지 거슬러올라가는, 유서 깊고 성스러운 결사단이었다. 세나는 유리아스에게 받은 유물석 총의 사용법을 익혔고, 자신의 영혼을 빛으로 쏘아내는 법을 터득하여 어둠을 물리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세나는 유리아스의 다소 퉁명스러운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고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 점점 더 편해졌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늘 거리를 두었다. 사람들과 가까워졌다가 검은 안개가 다시 나타나면 그 사람들만 상처를 입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세나는 한 군데에 너무 오래 머무를 수도 없었다. 세나와 유리아스는 자신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결국은 검은 안개에 둘러싸이게 되는 것을 보아야만 했다. 결국 유리아스마저 죽자, 세나는 이제 어느 누구와도 다시는 가까워질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세나는 유리아스의 마지막을 그의 가족에게 알리기 위해, 데마시아로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데마시아에서 그녀는 유리아스의 아들 루시안을 만났다. 루시안은 유리아스를 위한 철야 추모제에 같이 가게 해달라고 부득부득 우겼다. 사실 세나는 루시안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이상하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지금껏 쌓아올렸던 마음의 벽이 이렇게 완강하고도 유머 감각과 애정이 넘치는 사람에게는 소용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루시안이 있을 자리는 빛의 감시자이자 세나의 곁이고, 세나가 있을 자리는 루시안의 곁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나란히 빛의 감시자 일을 할수록 두 사람의 연대감은 깊어만 갔고, 세나는 깨달았다. 자신이 쌓은 마음의 벽은 무엇을 들여놓지 않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들이느냐에 그 가치가 있음을. 하지만 루시안은 세나를 사랑하면 할수록 그녀를 저주에서 풀어주고 싶다는 욕망도 커져만 갔다. 결국에는 그것만이 루시안이 집중하는 일이 되었고, 그 욕망만이 그의 눈에서 총으로 뿜어져나오는 빛이 되었다. 세나는 이전에는 세상을 사랑으로 보던 루시안이 이제는 세상을 슬픔으로 보는 것을 알아차리고 걱정과 경계가 앞섰다.

어느 날, 치료법을 찾고 있던 세나와 루시안은 끔찍한 악령 쓰레쉬를 마주하게 되었다. 대몰락과 세나의 저주에 얽힌 수수께끼의 해답에 너무나 가까워져 있던 터라, 루시안은 물러나려 하지 않았다…

세나가 쓰레쉬와 남편 루시안의 사이로 뛰어드는 순간, 쓰레쉬의 사슬이 허공을 가르며 세나에게 날아왔다. 그 끝에 달린 낫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루시안의 얼굴에 떠오른 비통한 표정을 목격하는 것이었다. 세나는 마지막 숨을 짜내어 루시안에게 도망치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치명상을 입고 자신이 목숨을 잃었음을 안 순간, 세나는 오히려 아주 희미하나마 희망을 느꼈다. 지금껏 평생 동안 검은 안개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더 이상 검은 안개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세나는 검은 안개를 타고 쓰레쉬의 랜턴 속 어둠으로 들어가,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볼 수 있었다.

세나에게 걸린 저주가 세나가 구원을 받을 유일한 기회가 된 셈이었다.

루시안이 사랑하는 아내에게 안식을 주려고 몇 년을 방황하는 동안, 세나는 망령의 감옥을 탐색했고 자신에게 걸린 저주의 근원이 바로 생명임을 알게 되었다. 세나의 몸 속에서 반짝이는 생명의 불꽃은 그 누구보다도 밝았다. 그래서 해로윙으로 인한 잔해와 처음 조우했을 때 검은 안개가 세나를 파고든 것이었다. 바로 그때 세나는 강력하면서도 절대 스러지지 않는 어느 영혼과 접촉하여 비정상적인 생명력을 받았다…

검은 안개가 절대로 놓지 못하는 것은 바로 생명이었기에.

세나는 이 힘을 이용하여 검은 안개를 자신의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고, 랜턴 속 다른 사람들을 붙잡고 있던 검은 안개의 힘을 끊어버릴 수 있었다. 세나가 해방시킨 영혼들 중에는 대몰락의 원인과 세나에게 걸린 저주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낸 사랑에 대해 오래 전 소멸된 지식을 알고 있는 빛의 감시자들도 있었다.

루시안이 부서진 권총을 랜턴에 박아넣어 랜턴 속 영혼들이 겪는 고통을 끝내려 했을 때, 세나는 기다리고 있었다. 세나는 다른 영혼들에게서 끌어낸 검은 안개로 감싸인 채 탈출했다. 세나는 저주 때문에 죽었지만, 또한 저주 때문에 살아 있기도 했다. 이제 세나가 휘두르는 유물석 총은 죽어간 빛의 감시자들의 무기를 모아 벼려서 만든 것으로, 빛과 어둠을 같이 내뿜을 수 있게 되었다.

세나는 더 이상 검은 안개를 피해 도망칠 필요가 없고, 검은 안개 속 영혼들의 괴로움과 번뇌를 잘 알고 있다. 세나는 비록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그 영혼들의 검은 안개를 자신의 몸 안으로 끌어들여 영혼들을 해방시키고, 어둠으로 어둠을 처단한다. 망령으로 변신하여 자신의 죽음을 감싸안을 때마다 자신이 싸우는 존재와 비슷해지지만, 자신을 감염시킨 생명 덕분에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세나와 루시안의 사랑은 죽음을 뛰어넘어 살아남았지만, 이제 두 사람은 세나의 거듭남이 가져온 결과를 직면해야 한다. 세나는 두 사람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다. 랜턴 속에서 알게 된 비밀의 지식이다.

몰락한 왕을 찾아라.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제지하라…

 

세나 단편소설

죽은 자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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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섬에는 이런 말이 있지. '바람은 우리 숨을 빼앗아야만 말할 수 있다.' 모자를 뒤집어쓰고 유물포를 등에 멘 채 아이오니아 마을에 처음 도착한 날, 날 맞이했던 검은 안개에 대해서 듣고 싶나?

안개는 말도 빼앗지. 그 안에서 죽어가는 자들의 비명도.

나도 그 비명을 지르던 자 중 한 명이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살아 있어.

루시안과 난 배에서 내려 아이오니아 땅을 밟았어. 그가 내 어깨에 손을 얹었을 때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지. 그는 오로지 그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내 안의 벽을 허물었어. 그는 끈질기게 내 안으로 파고들려 했던 유일한 사람이었지.

내 몸을 감싼 보호구와 그 아래 깔린 온갖 규칙들을 뚫고 들어오는 건 바로 '사랑'이었어.

"당신이 위를 맡고 내가 아래를 맡을까?" 내가 묻자 그가 고민했고, 그의 손에서 느껴졌던 온기는 곧 식기 시작했어. 잠시 그는 앞에 서 있는 나를 보지 않았어. 그의 눈에는 그가 구하고자 했던 여자, 저주받아 항상 도망 다니는 여자가 보였던 거지. 그는 그 여자를 향해 날아오는 낫을 봤어. 그는 내 눈을 바라보면서도 동시에 그 여자의 눈을 바라봤어.

"내가 아래로 갈게." 그의 대답과 동시에 다른 것들은 침묵 속에 남겨졌어. 그리고 그의 손은 총으로 향했어. "세나..." 기억의 무게 때문인지 그의 목소리가 갈라졌지.

"괜찮아." 난 부드럽게 말했어. 나도 그 여자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지평선에서 어둠이 소용돌이쳤고, 그보다 더 어두운 그림자들이 돌로 변한 마을에 드리워졌어. 마을은 폭우로 물에 잠겼고, 그보다 더 끔찍한 상황에 놓여 있었지. 그 어둠 속 어딘가에 빛이 있었어. 우리를 여기로 부른 또 다른 파수꾼이었지.

그쪽으로 가려면 전투를 치러야 했어.

마을로 향하는 산길은 수 세기 동안 몰아친 폭풍우 때문에 거의 사라져 있었고, 단단한 바위들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 바람에 모자가 휘날렸고, 살갗에 세차게 부딪히는 물보라가 느껴졌지. 마치 세상이 앞으로 마주하게 될 위험에 대해 경고하며 막아서는 것처럼 느껴졌어.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소름 끼쳤던 건 마을에 울려 퍼진 포효였어.

내가 받은 저주였지. 안개는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그 누구보다 나한테 먼저 달려들 게 뻔했지.

"몸을 숨겨야겠군." 당연하다는 듯 중얼거리는 사이 죽음의 색깔을 띤 검은 지평선에서 영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어. 내가 숨을 쉬자 나에게 다가왔지.

난 무기를 꺼냈어.

죽어 간 파수꾼들이 남긴 유물포는 마치 하나인 것처럼 움직였어. 이전에도 수많은 이의 손을 거쳤던 무기였지. 남자와 여자, 아버지, 자매들... 모두 어둠 속으로 사라진 이들이었어. 난 무기를 쥐며 두 총열에서 빛나는 그들의 빛을 쥐었어.

덩굴 같은 안개가 날 덮치며 그 안의 망령이 모습을 드러냈어. 충격에 휘청거린 난 바위가 있는 아래로 떨어지기 일보 직전에 가까스로 발을 딛고 일어섰어. 섬을 둘러싼 파도 소리와 빗소리에 영혼들의 비명이 뒤섞이며 천둥이 굉음을 냈지. 하지만 그 뒤에 번쩍인 빛은 번개가 아니었어.

그건 내 유물포가 내는 빛이었어. 총탄에 맞은 망령은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지.

유물포를 쏘려면 신중히 집중해야 했어. 안개와 싸우기 위해 내 모든 정신력을 쏟아부어야 했지. 나는 단 한 순간도 싸움을 멈출 수가 없었어.

망령을 하나 불태울 때마다 또 다른 망령이 나타났어. 마을에 거의 다 와 갈 때쯤에도 망령들은 끊임없이 날 향해 다가왔지.

그리고 난 그 악령들을 신성한 빛으로 인도했어.

"아나발, 거기 있어?" 유리아스가 파수꾼들이 모인 자리에 날 데려갔을 때 그를 만난 적이 딱 한 번 있었어. 파수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지만, 유리아스는 무언가 때문에 겁에 질려 그들을 모두 불러 모았지. 그 두려움의 대상이 무엇인지는 절대 말해 주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이 날 쳐다보는 눈빛에서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어.

사실 그들이 모를 때가 더 비참했어. 내 보호구 너머를 들여다보려 하지만 결국 보호구가 존재하는 이유만을 알아냈을 때가 말이야.

난 계속해서 망령들과 맞서 싸우며 마을 쪽으로 가까이 다가갔어. 망령들은 섬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석조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며 재빠르게 움직였어. 하지만 이런 혼돈 속에도 질서가 있었지. 망령들이 위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어. 그들은 원하는 게 있었지. 생명, 영혼, 나... 그 외에 뭔가 다른 것을 말이야.

"아나발!" 내 목소리만 간신히 들리는 폭풍우 속에서 다시 소리쳤어.

"여기예요! 서둘러요!" 공포에 질린 목소리가 들려왔어. 여자아이의 목소리였지. 곧 어둠 속에서 그 아이의 빛이 내게로 다가왔어.

아나발의 제자, 다오완.

어둠 속에 있는 다오완 앞에는 누군가 쓰러져 있었어. 유물석으로 만든 아나발의 검이 다오완의 얼굴에 희미한 빛을 드리웠지. 다오완은 죽은 스승을 지키느라 집중한 기색이 역력했어.

아나발이 다오완에게 넘겨주었는지, 다행히 검은 무사했어.

"마을 주민들을 내보내고 여기서 빠져나가야 해요. 아직도 목소리가 들려요. 마을 주민들이 분명해요..." 다오완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가득했어.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고통과 혼란이 뒤섞인 표정으로 발아래를 내려다보았어. "아직 저분의 목소리가 들려요..."

다오완은 손이 하얘질 정도로 칼자루를 꽉 움켜쥐었지. 난 유물포를 등에 메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살포시 잡았어.

"여기서 나갈 수 있어." 다오완의 어깨 너머로 마을 지하 묘지의 입구가 보였어. 그곳은 망령으로 가득했어. 난 부드러운 목소리로 덧붙였지. "우리 모두 말이야."

안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곳에 있었어.

지하 묘지는 수차례 범람한 홍수 때문에 깎여 만들어진 곳이었어. 마을을 뒤로하고 지하로 향하는 도중에도 폭풍우가 몰아쳐 사방의 벽을 타고 빗물이 흘러내렸지. 하지만 우리가 지하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에 빠져 죽는다고 해도 차오르는 바닷물이나 폭풍우 때문이 아닐 거란 걸 난 알고 있었어.

우리를 진정으로 위협하는 것은 검은 안개였지. 마치 파도처럼 몰려와 우리를 맞이하려는 안개. 일렁이는 포효로 우리의 빛을 삼키는 존재.

우리 마을 사람들이 지르는 비명이 들려왔어. 내가 어렸을 때, 처음으로 죽음을 목격했을 때 떠나보낸 사람들의 목소리가. 그리고 메아리치는 내 목소리가 들렸어. 죽음이 처음으로 날 찾아왔을 때 루시안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도 보였지. 위에서 아직도 죽어 가는 사람들이 토하는 분노와 공포가 내 가슴을 아프게 때렸어. 알 수 없는 언어로 고통스레 울부짖는 그 소리는 나도 너무나 잘 아는 것이었지.

그때 망령들이 지하 묘지에서 튀어나왔어. 그들은 자신들이 가하고자 하는 고통 속에 갇혀 괴로워했어. 살아 있는 자들이 아무리 크게 비명을 질러도 망령들의 비명을 잠재울 순 없었지. 그리고 내가 가진 빛이 아무리 밝게 빛나도 어둠이 돌아왔을 때만큼 그들에게 해를 입힐 순 없었어.

그래서 난 죽음보다 앞서 그들을 받아들이기로 했지.

내 부름은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어. 난 다른 이들에게 있는 안개를 내 쪽으로 끌어올 수 있었지. 죽음의 기운이 내 몸의 생명력을 앗아가기 위해 달려드는 게 느껴졌어. 안개가 날 붙잡으면서 원래 붙잡고 있던 영혼들을 하나씩 놓아주기 시작했어. 모두 이곳에 끌려온 자들이었지. 위에서 죽은 자들이었어. 순간 아나발의 모습이 보인 것 같았어.

결국 하나의 흐릿한 형체만이 남았어. 그 존재는 천천히 깨어나는 중이었지. 그 형체는 잠시 공중을 맴돌더니 날 바라봤어.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그 대신 분노가 타오르고 있었지.

난 날 망령으로 바꾼 죽음의 장막을 통해 속삭였어. "아니. 넌 말할 자격이 없어. '듣기만' 해."

난 안개를 총구에 밀어 넣고 모든 고통과 두려움을 그 근원지 쪽으로 발사했어. 어둠과 어둠이 충돌하는 순간 내 안의 빛이 반짝였지. 생명은 날 포기할 줄 몰랐어. 안개의 마지막 흔적이 날 떠나자 몸이 돌아오는 게 느껴졌어. 난 크게 숨을 들이쉬며 털썩 주저앉았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터널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어.

"뭐, 항상 일어나는 일."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난 여전히 숨을 고르고 있었어.

"몰락한 왕이 누군갈 찾으려고 지하 묘지에 들이닥치기라도 한 거야?" 루시안이 물었어.

"그런 셈이지." 난 다오완 쪽을 쳐다봤어. 그녀는 여전히 내게 검을 겨눈 채 뭔가 깨달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

우리 섬에는 이런 말이 있어. '바람은 우리 숨을 빼앗아야만 말할 수 있다.'

검은 안개의 포효 속에서 망령들의 목소리가 들려.

내가 여기에 있는 건 그들의 목소리를 찾아 주기 위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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